


4

오전 9시 5분.
동아리방 불은 오늘도 서아가 제일 먼저 켰다.
"찾았다."
모니터를 보던 서아의 눈빛이 달라졌다.
야수의 감이 깨어날 때의 눈이다.
화면 속 '말랑바이오' 옆에는 파란 숫자가 줄지어 있었다.
한 달 사이에 반토막.
"봐, 이렇게 많이 내렸잖아. 이건 무조건 싼 거야."
"회장님."
창가에서 개미들에게 설탕물을 주던 도윤이 홍차 텀블러를 내려놓았다.
"그 회사 PBR은 보셨습니까?"
"PB… 뭐?"
"회사 몸값이 회사가 가진 재산의 몇 배인지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보통 1 근처면 무난하다고들 하지요."
도윤이 화면 한쪽을 가리켰다.
"폭락한게 37입니다."
"…그게 높은 거야?"
"반값 세일을 한 가방이, 아직도 가죽값의 서른일곱 배라는 뜻입니다."
서아는 잠깐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매수 버튼을 눌렀다.
"가치는 결국 돌아온다."
"아직 오지도 않은 가치입니다만."
도윤은 한숨을 홍차로 삼켰다.
속으로는 한심했지만, 그런 말을 입에 담는 건 신사의 도리가 아니었다.
대신 그는 말없이 파란 마커의 뚜껑을 열어 두었다.
그 모든 걸, 문 앞에서 봄이 보고 있었다.
'반토막… 바이오… 신약…'
테마 요정의 귀가 쫑긋 섰다.
어제 커뮤니티에서 '말랑바이오 가즈아'를 두 번 봤다.
세 번이면 탄다.
봄이는 슬그머니 구석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켰다.
수량을 넣고, 손가락이 매수 버튼 위에서 멈췄다.
그 순간, 머릿속에 노트 한 장이 스쳤다.
석 달 동안 몰래 적어 온 바로 그 노트.
윤서아 매수. 적중률 92%.
물론 반대로.
'……윤반꿀!'
봄이는 조용히 휴대폰을 엎어 놓았다.
"봄아, 너도 방금 사려고 했지?"
"아뇨? 시계 봤어요."
"주식 앱으로?"
"요즘 시계가 거기 있더라고요."
오후 3시 반, 장이 끝났다.
말랑바이오는 오늘도 파랬다.
서아는 계좌를 붙잡고 "가치는 결국 돌아온다"를 세 번 말했고,
봄이는 3초 만에 잊고 벌써 다음 테마를 찾고 있었다. 고양이 사료였다.
그날 저녁, 개미 농장에 이름표가 하나 늘었다.
'말랑바이오'.
도윤은 그 개미에게도 설탕물을 한 방울 더 주었다.
"너는 반토막이 나도 아직 비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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